글

라벨이 경제원리인 게시물 표시

미국의 2차 제재는 왜 다른 나라 기업까지 움직이게 할까?

이미지
  미국이 이란을 제재한다는 뉴스를 보면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미국이 이란을 제재하는 건 알겠는데, 왜 다른 나라 항공사나 은행, 기업까지 거래를 멈추는 걸까?” 최근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과 금융기관까지 제재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2026년 들어 이란 관련 거래망을 겨냥한 제재를 확대하면서, 이란의 제재 회피를 돕는 외국 기업이나 금융기관도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제재 대상 국가와 거래하는 다른 나라의 기업까지 압박하는 방식 을 흔히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 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미국은 어떻게 다른 나라 기업의 행동까지 바꿀 수 있는 걸까요? 1차 제재와 2차 제재는 무엇이 다를까? 먼저 일반적인 제재부터 생각해보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특정 이란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러면 미국 기업과 미국인은 원칙적으로 그 기업과 거래할 수 없게 됩니다. 이것이 기본적인 제재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문제가 생깁니다. 미국 기업이 거래하지 않아도 다른 나라 기업이 대신 거래하면 제재 효과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기업이 이란산 원유를 사지 않아도 제3국 기업이 계속 사준다면 이란은 여전히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2차 제재입니다. 쉽게 말하면 미국이 제3국 기업에 이렇게 선택을 요구하는 구조입니다. “제재 대상과 계속 거래할 것인가, 아니면 미국 금융시장에 계속 접근할 것인가?” 미 재무부는 최근 이란 관련 제재를 설명하면서 이란의 활동을 지원하는 외국 금융기관에 필요할 경우 2차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도 아닌데 왜 신경 써야 할까? 핵심은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규모입니다. 세계 무역에서는 달러 결제가 매우 널리 사용됩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 은행을 이용하거나 달러 결제망을 거치는 경우가 많고, 미국에서 사업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인데 왜 5년 뒤 금리가 오를까?

이미지
집을 살 때 대출 상담을 받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처음 5년은 고정금리입니다.” 이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이 만기까지 같은 금리를 내는 대출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5년이 지나자 갑자기 은행에서 금리가 다시 정해진다는 안내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분명 고정금리라고 했는데, 왜 금리가 바뀌는 걸까요? 최근에는 실제로 2021년 저금리 시기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금리 재산정 시점이 돌아오면서 이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1년 당시 3%대였던 5년 고정형 주담대가 최근에는 훨씬 높은 수준에서 다시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고정금리’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금리가 같은 순수 고정금리 , 시장금리에 따라 일정 주기로 금리가 바뀌는 변동금리 , 그리고 두 방식을 섞은 혼합형 금리 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흔히 은행에서 ‘5년 고정금리’라고 듣는 상품 중 상당수가 사실은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이라는 점입니다. 혼합형 대출은 처음 몇 년 동안만 금리를 고정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변동금리로 전환됩니다. 한국은행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일정 기간 고정금리를 적용한 뒤 이후에는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5년 고정”은 “30년 동안 고정”이라는 뜻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있으면 몇 년 뒤 예상하지 못했던 금리 변화를 맞을 수 있습니다. 왜 하필 5년 동안만 고정해줄까? 은행 입장에서 20년, 30년 동안 같은 금리를 약속하는 것은 부담이 큽니다. 앞으로 시장금리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정 기간만 금리를 고정해 차주에게 안정성을 주면서도, 이후에는 시장 상황을 반영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혼합형 구조입니다. 차주 입장에서도 장점이 있습니다. 대출 초기 몇 년 동안은 금리가 오르더라도 월 상환액이 갑자기 변하지 않습니다. ...

환율이 떨어지면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볼까?

이미지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움직이면서 “환율이 떨어지면 좋은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2026년 7월 2일 1,555.8원에서 9월 15일 1,359.4원까지 내려왔습니다. 약 196.4원, 비율로는 약 12.6% 하락한 것입니다. 환율이 내려갔다는 것은 달러 가격이 싸지고 원화 가치가 강해졌다는 뜻 입니다. 한국은행도 원/달러 환율 하락을 달러 대비 원화 강세로 설명합니다. 그런데 같은 환율 하락을 두고 어떤 기업은 웃고, 어떤 기업은 걱정합니다. 왜 그럴까요? 환율이 떨어진다는 건 무슨 뜻일까?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이라는 것은 1달러를 사기 위해 1,500원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환율이 1,350원으로 내려가면 같은 1달러를 사는 데 1,350원만 있으면 됩니다. 즉,  1달러 = 1,500원 → 1,350원 이 되면 달러는 싸지고 원화는 강해집니다. 그래서 원/달러 환율 하락을 흔히 원화 강세 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내가 달러를 받는 사람인지 , 아니면 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사람인지 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수출기업은 왜 환율 하락이 부담스러울까? 미국에 제품을 팔아 100만달러를 받는 한국 기업을 생각해보겠습니다. 환율이 1,500원일 때는 100만달러 × 1,500원 = 15억원 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환율이 1,350원으로 떨어지면 100만달러 × 1,350원 = 13억5,000만원 이 됩니다. 똑같은 제품을 똑같은 가격에 팔았는데 원화로 바꾼 매출은 1억5,000만원 감소 합니다. 이 때문에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수출기업은 원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원화 기준 매출과 이익에 부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인건비·공장비·연구개발비 등을 원화로 많이 지출하면서 제품 판매대금은 달러로 받는 기업이라면 영향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수출기업이 똑같이 손해 보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수출기업도 해외에서...

미국은 40조 달러 국가부채를 경제성장으로 줄일 수 있을까?

이미지
  미국 국가부채가 40조 달러를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가장 먼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큰 빚을 어떻게 갚지?” 그런데 미국 정부가 내놓는 해법은 꼭 “빚을 갚자”가 아닙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경제가 매년 충분히 빠르게 성장한다면 부채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WSJ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이 제시한 기준은 약 연 3% 성장 입니다. 빚을 줄이는 게 아니라 경제를 더 크게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국가부채에서 중요한 건 빚의 액수만이 아니다 정부 부채를 볼 때 자주 등장하는 숫자가 있습니다.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 입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국가부채 ÷ GDP × 100 예를 들어 어떤 나라의 부채가 100조 원이고 GDP도 100조 원이라면 부채비율은 100%입니다. 그런데 다음 해 부채는 그대로인데 경제 규모가 3% 성장해 GDP가 103조 원이 됐다고 해보겠습니다.     100 ÷ 103 × 100 = 약 97.1% 정부가 빚을 1원도 갚지 않았는데 부채비율은 100%에서 약 97.1%로 내려갑니다. 이것이 바로 “성장으로 부채를 줄인다” 는 말의 기본 원리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부채도 같이 늘어난다 문제는 미국의 부채가 멈춰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앞의 사례에서 경제가 3% 성장해 GDP가 103이 됐더라도, 정부 부채가 100에서 105로 5% 늘어난다면 어떨까요?      105 ÷ 103 × 100 = 약 101.9% 경제가 성장했는데도 부채비율은 오히려 높아집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경제가 성장하느냐가 아닙니다. 경제가 커지는 속도가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느냐 가 핵심입니다. 미국의 현재 상황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다 미 의회예산국(CBO)의 2026년 전망을 보면 이 문제가 잘 드러납니다. CBO는 2026년 미국의 재정적자를 약 1조9천억 달러 로 전망했습니다...

AI 토큰이란 무엇일까? ChatGPT·Claude를 많이 쓸수록 비싸지는 이유

이미지
  ChatGPT나 Claude 같은 AI를 쓰다 보면 한 번쯤 ‘토큰(Token)’ 이라는 말을 보게 됩니다. 특히 API(다른 서비스에 AI를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를 이용하거나 회사에서 업무용 AI를 쓰다 보면 더욱 자주 등장합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합니다. 우리는 AI에게 질문을 ‘한 번’ 했다고 생각하는데, AI 회사들은 왜 질문 횟수가 아니라 토큰 사용량 을 중요하게 볼까요? 그리고 월 사용료를 내는 서비스조차 왜 사용량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있을까요? 그 이유를 이해하면 생성형 AI가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버는지도 조금 더 쉽게 보입니다. 토큰은 AI가 글을 읽고 쓰는 단위입니다 토큰은 쉽게 말하면 AI가 문장을 처리하기 위해 글을 잘게 나눈 단위 입니다. 한 글자일 수도 있고, 단어의 일부나 하나의 단어, 문장부호가 하나의 토큰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토큰 수는 단순한 글자 수나 단어 수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습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모델이나 언어에 따라 토큰 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AI에게 질문을 하면 크게 두 종류의 토큰이 발생합니다. 입력 토큰 은 내가 AI에게 보낸 질문과 자료이고, 출력 토큰 은 AI가 만들어낸 답변입니다. 예를 들어, “ETF가 뭐야?” 라고 묻는 것과 100페이지짜리 보고서를 넣고 “이 자료를 읽고 핵심 내용을 비교 분석해줘” 라고 요청하는 것은 둘 다 질문 한 번입니다. 하지만 AI 입장에서는 해야 할 일이 전혀 다릅니다. 두 번째 요청은 훨씬 많은 정보를 읽고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되는 토큰과 연산량도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AI의 사용량은 단순히 ‘몇 번 물어봤느냐’ 만으로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AI에게 긴 자료를 주면 왜 비용이 커질까? 생성형 AI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GPU 같은 고성능 연산 장치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AI 기업 입장에서는 사용자가 질문을 한 번 더 하는 것 자체보다 얼마나 많은 정보를 처리하고 얼마나 많은 답...

국제유가는 올랐는데 왜 주유소 기름값은 내려갈까? 기름값이 결정되는 과정

이미지
 뉴스에서는 국제유가가 급등했다고 하는데, 집 근처 주유소 가격은 오히려 내려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2026년 9월 둘째 주가 실제로 그랬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859.1원 으로 전주보다 1.1원 내려 17주 연속 하락 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주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100.3달러에서 114.7달러로 약 14.4% 상승 했고, 국제 휘발유 가격도 121.3달러에서 131.2달러로 약 8.2% 올랐습니다. 국제 가격은 크게 뛰었는데 국내 주유소 가격은 왜 반대로 움직였을까요? 핵심은 국제유가가 오늘 올랐다고 내일 주유소 가격이 바로 바뀌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 입니다. 우리가 넣는 것은 원유가 아니라 휘발유입니다 먼저 뉴스에서 자주 보는 WTI, 브렌트유, 두바이유는 모두 원유 가격 입니다. 하지만 자동차에 넣는 것은 원유가 아니라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서 만든 휘발유나 경유 입니다. 그래서 국내 기름값을 볼 때 원유 가격 하나만 보면 안 됩니다. 국내 정유사의 공급가격은 아시아 석유제품 가격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MOPS) 과 원·달러 환율 등을 반영해 결정 됩니다. 즉 두바이유가 올라도 국제 휘발유 가격이나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가격의 상승폭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과정입니다. 원유 가격 → 국제 휘발유 가격 → 환율 → 정유사 공급가격 → 주유소 판매가격 우리가 뉴스에서 보는 국제유가는 이 과정의 출발점 중 하나일 뿐입니다. 국제유가가 오른 뒤 주유소까지는 보통 2~3주 걸립니다 두 번째 이유는 시간차 입니다. 정유업계 설명에 따르면 국제 가격 변동이 정유사의 공급가격에 반영되는 데 약 1주일, 이후 주유소 판매가격으로 넘어가는 데 다시 1~2주 정도 걸립니다. 그래서 국제유가 변화가 실제 주유소 가격에 나타나기까지 통상 2~3주의 시차 가 생깁니다. 왜 이렇게 늦을까요? 주유소에는 ...

AI가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 왜 투자자도 주목해야 할까?

이미지
  회사를 그만두며 던진 섬뜩한 경고 2026년 9월, 앤스로픽에서 AI 모델 학습을 담당했던 27세 연구원 제이컵 콕슨이 회사를 그만두며 소셜미디어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AI를 만드는 사람들은 이 기술이 이번 10년이 끝나기 전에 우리 모두를 죽일 수 있다고 진지하게 믿고 있다." 이 글은 조회수 1억 2,000만 회를 넘겼습니다. 혼자만의 돌출 발언이 아니었습니다. 앤스로픽의 현직 정렬 과학 총괄 에번 허빙거는 "우리는 정말로 AI가 모든 인류를 멸종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며 향후 10년간 그 확률을 10% 넘게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앤스로픽과 오픈AI를 포함해 업계 전반에서 1,000명 넘는 AI 연구자들이 "각국 정부가 조율해서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공개서한에 서명했습니다. 이건 왜 경제·투자 이야기와도 연결되는 걸까요? 연구자들이 우려하는 두 가지 시나리오 이 우려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정렬 실패(misalignment)는 고도로 지능화된 AI가 인간을 목표 달성의 방해물로 여겨 스스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려 하는 시나리오입니다. AI에게 "종이클립 생산을 최대화하라"고 지시했더니, 이 목표를 극단적으로 추구한 나머지 지구의 모든 물질을 종이클립으로 바꿔버린다는 사고실험이 이 개념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됩니다. 목표 자체는 무해해 보여도, 그걸 달성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폭주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오용(misuse)은 반대로 사악한 의도를 가진 인간이 AI를 이용해 신종 바이러스를 설계하거나, 대규모 사이버공격을 감행하는 등 AI 자체보다 이를 쓰는 사람이 문제가 되는 시나리오입니다. 이게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우려가 예전 같은 공상과학 수준의 논쟁이 아니라는 게 최근 상황의 핵심입니다. 실제로 오픈AI의 고급 AI 에이전트들이 AI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해킹해 서버를 장악하고 흔적을 지...

'탈팡'은 왜 실패했을까

이미지
  대형 악재를 겪고도 오히려 더 커진 회사 2025년 11월, 쿠팡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졌습니다. 김범석 의장이 직접 사과하고 국회 청문회까지 열릴 정도로 파장이 컸고, "탈팡(쿠팡 탈퇴)" 움직임이 실제로 확산되며 2026년 2월 결제액은 4조 219억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2026년 7월 결제액은 5조 942억 원으로, 2월 대비 약 27% 늘어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월간활성이용자 수도 유출 사고 이전보다 오히려 더 많아졌습니다. 그 정도로 큰 사고를 겪고도, 왜 소비자들은 결국 쿠팡으로 돌아왔을까요? 이 현상을 설명하는 경제학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락인 효과(lock-in effect)와 전환비용(switching cost)입니다. 전환비용이란 무엇일까? 전환비용은 지금 쓰던 상품이나 서비스를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옮겨갈 때 드는 부담을 뜻합니다. 이 부담은 꼭 돈으로만 나타나는 게 아닙니다. 시간, 불편함, 익숙함을 포기하는 심리적 저항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쿠팡을 예로 들면, 이미 로켓배송·새벽배송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다른 쇼핑 플랫폼으로 옮기려면 이런 것들을 다시 감수해야 합니다. 새 앱 사용법을 익히고, 저장해둔 배송지·결제정보를 새로 입력하고, 무엇보다 "그 플랫폼도 쿠팡만큼 빠르고 편리할까"라는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게 전환비용입니다. 전환비용이 높을수록, 웬만한 악재로는 소비자가 실제로 떠나기 어렵습니다. 락인 효과는 왜 생길까? 락인 효과는 이 전환비용이 쌓여서, 소비자가 사실상 그 서비스에 "갇히는" 현상을 말합니다. 쿠팡의 경우 이 락인 효과를 만드는 핵심 장치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반복 구매 구조입니다. 생필품·식품처럼 자주, 정기적으로 사야 하는 품목은 한 번 편리한 곳을 찾으면 굳이 다른 곳을 알아보지 않게 됩니다. 로켓배송과 새벽배송을 기반으로 한 이런 반복 구매 습관은, 한 번 자리 잡으면 좀처럼 깨지...

오염토 처리 규정 하나가 왜 주택 공급 속도를 좌우할까?

이미지
  120년 만에 돌아온 땅, 갈림길에 서다 서울 한복판, 여의도보다 넓은 약 300만㎡ 규모의 용산공원 부지가 최근 "집이냐 공원이냐"는 논쟁의 중심에 섰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인 게 정치적 결단이 아니라, 오염토 처리 방식을 규정하는 시행규칙 개정 이라는 점입니다. 땅을 어떻게 정화하느냐는 다소 기술적인 규정 하나가, 어떻게 도심 한복판의 주택 공급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걸까요? 오염된 땅, 왜 그렇게 오래 걸릴까? 2020년 12월 반환된 용산공원 내 캠프킴 부지는 오염도가 높아 정화에만 3~4년이 걸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토양환경보전법은 오염토양을 그 부지 안에서 정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왔습니다. 오염토를 함부로 반출하면 불법 투기나 유출 우려가 있고, 원래 토양의 생태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문제는 이 원칙이 시간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입니다. 부지 안에서 정화한다는 건, 오염된 흙을 다 처리할 때까지 그 위에 아무것도 지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오염도에 따라 이 기간이 최대 3~4년까지 늘어나면, 그동안 땅은 그냥 놀리는 자산이 됩니다. 앞서 다뤘던 여러 부동산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주택 공급은 "짓겠다는 결정"과 "실제로 다 지어서 입주 가능해지는 시점" 사이의 시차가 클수록 정책 효과가 떨어집니다. 아무리 좋은 부지를 공급 후보지로 발표해도, 착공까지 몇 년씩 걸린다면 당장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먼 미래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반출정화는 이 시차를 어떻게 줄여줄까? 이번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입법예고한 개정안의 핵심은, 오염토를 부지 밖으로 옮겨서 정화하는 반출정화 를 공공주택사업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공사에 한해 훨씬 폭넓게 허용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반출정화 허용 여부를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만 보고 판단했는데, 여기에 "공공의 이익" 이라는 기준을 추가해서, 국가적으로 시급한 사업이라면 착공 ...

데이터센터 세제 혜택, 왜 미국 주정부들이 스스로 거둬들이고 있을까?

이미지
  유치 경쟁 벌이던 주들이 태도를 바꿨다 앞서 다뤘던 데이터센터 글에서, AI 붐이 미국 곳곳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열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흐름을 보면 반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하이오, 일리노이, 뉴저지, 워싱턴을 비롯해 애리조나·조지아·메릴랜드·펜실베이니아·텍사스 등 13~14개 주가, 한때 앞다퉈 내걸었던 데이터센터 세제 혜택을 스스로 거둬들이거나 축소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원하던 투자를 이제 와서 밀어내려는 걸까요? 애초에 왜 세제 혜택을 줬을까? 2010년대부터 여러 주정부는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면 대규모 투자, 건설 일자리, 장기적인 세수 확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데이터센터 기업들에게 판매세 감면 같은 혜택을 제공해왔습니다. 판매세는 데이터센터 건설 기업이 서버나 반도체 같은 장비를 살 때 주와 지방정부에 내야 하는 세금으로, 보통 4~10% 수준입니다. 이 세금을 깎아주면 기업이 그만큼 초기 투자 비용을 아낄 수 있어,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려는 주들 사이에서는 흔한 인센티브였습니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 되돌릴까? 문제는 규모입니다. 챗GPT 등장 이후 AI 붐이 일면서 데이터센터의 크기와 개수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속도로 커졌고, 이 때문에 애초에 설계된 세제 혜택 프로그램의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하이오주입니다. 오하이오가 지난해 데이터센터 기업들에게 감면해준 세금은 15억 달러가 넘었는데, 이는 당초 주정부가 예상했던 규모의 10배 이상 이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 반발이 거세졌고, 공화당 소속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는 결국 지난 5월부터 판매세 감면 신규 신청 접수 자체를 중단시켰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지점은, 이게 특정 정당만의 움직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자, 전기료 상승·물 부족·소음·세수 부족을 우려하는 유권자들의 반발 앞에서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주지사 당적과 무관하게 표심을 살피게 됐다는 것이 이 흐름의 핵심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왜 투자자에게 '숨은 세금'이라고 불릴까?

이미지
  분명히 이익을 봤는데, 왜 손해 본 기분이 들까? 앞서 실질임금 글에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명목 숫자만 보면 착시가 생길 수 있다고 다뤘습니다. 이 착시는 월급뿐 아니라 투자에서도 똑같이 벌어집니다. WSJ의 한 투자 칼럼은 이걸 두고 " 인플레이션은 알뜰하게 저축하는 사람들의 주머니를 몰래 털어가는 가장 잔인한 세금 "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분명히 세율표 어디에도 "인플레이션세"라는 항목은 없는데, 왜 이런 표현이 나올까요? 팬텀 게인(phantom gain), 존재하지 않는 이익에 세금을 낸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배당이 없는 주식에 1만 달러를 투자해서 연 10%씩 수익을 내며 20년을 묻어뒀다고 해보겠습니다. 20년 뒤 팔면 자본이득은 5만 7,275달러가 됩니다. 상당한 수익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 20년 동안 물가가 매년 3%씩 올랐다면 어떨까요? 이 5만 7,275달러 중 절반 가까이는 실제로 내 구매력이 늘어난 몫이 아니라, 그저 화폐 가치가 떨어진 만큼 숫자만 커진 몫입니다. 이걸 팬텀 게인(phantom gain) , 즉 "실질가치는 늘지 않았는데 명목상으로만 존재하는 가짜 이익"이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세법이 이 구분을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진짜 이익이든 팬텀 게인이든, 투자자는 명목이익 전체 에 대해 자본이득세를 냅니다. 실제로 내 손에 남는 구매력이 늘어나지 않은 부분에도 세금을 내는 셈이니, 사실상 정부가 물가 상승분에 세금을 매기는 것과 다름없는 효과 가 생깁니다. 앞서 다룬 실질GDP 개념과 똑같은 원리 이 문제를 이해하는 방식은 앞서 GDP 글에서 다룬 명목GDP와 실질GDP의 관계와 정확히 같습니다. 그때도 물가 효과를 걷어내지 않은 명목 숫자는 실제 상황을 왜곡해서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투자 수익률도 마찬가지입니다. S&P500 지수의 최근 5년 연평균 수익률은 명목상 16.3%로 꽤 화려해 보이지만, 이 기간 물가상승률을 ...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뭐가 다르길래 주가가 이렇게 다르게 반응할까?

이미지
  같은 "회사를 쪼갠다"인데, 왜 반응이 극과 극일까? 올해 한화, 신세계, 현대홈쇼핑, 카카오, SK브로드밴드까지 대기업 5곳이 잇달아 회사를 둘로 나누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LG에너지솔루션)를 떼어낼 때는 주가가 폭락하며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샀던 반면, 이번 인적분할 소식들은 상대적으로 잠잠합니다. 똑같이 "회사를 쪼갠다"는 뉴스인데, 왜 이렇게 반응이 다를까요? 답은 "어떻게 쪼개느냐"에 있습니다. 기업분할에는 물적분할 과 인적분할 , 두 가지 방식이 있고, 이 차이가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다르게 만듭니다. 가장 쉬운 비유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집 한 채(회사 A)를 아버지(기존 주주들)가 갖고 있다고 상상해보겠습니다. 이 집에는 거실(핵심 사업부)이 딸려 있습니다. 물적분할 은, 이 거실을 뚝 떼어서 별채(신설 회사 B)로 새로 짓고, 그 별채의 소유권을 본채(기존 회사 A) 명의로 등록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버지는 여전히 본채 문서 하나만 갖고 있습니다. 별채는 본채 소유이니, 아버지 입장에서는 간접적으로만 별채를 소유한 셈이 됩니다. 인적분할 은, 이 거실을 떼어서 별채를 지은 뒤, 별채의 소유권 문서를 아버지에게 직접 나눠주는 것입니다. 이제 아버지는 본채 문서와 별채 문서, 두 장을 손에 쥐게 됩니다. 이걸 주식으로 다시 정리하면 물적분할 : A회사가 사업부를 떼어내 B회사를 새로 만들고, B회사 주식 100%를 A회사가 그대로 소유 합니다. 기존 주주는 여전히 A회사 주식만 갖고 있고, B회사 주식은 한 주도 받지 못합니다. 인적분할 : A회사가 사업부를 떼어내 B회사를 새로 만드는 것까지는 같지만, B회사 주식을 기존 A회사 주주들에게 원래 지분율 그대로 나눠줍니다. 예를 들어 내가 A회사 주식을 1% 갖고 있었다면, 분할 후에는 A회사 주식 1%와 B회사 주식 1%를 동시에 갖게 됩니다. 왜 물적분할이 그토록 ...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왜 오히려 집값을 밀어올릴까?

이미지
  투기를 막으려던 규제가 낳은 역설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고 특정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 보통은 그 지역 거래가 위축되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최근 새로 지정된 '한강벨트' 지역에서는 오히려 매수 신청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성동구는 한 달 새 매수 신청 건수가 60% 넘게 급증하며 신고가 행진까지 이어갔습니다. 투기를 막으려던 규제가, 오히려 "이 지역은 오를 곳"이라는 신호로 읽히고 있는 셈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어떤 규제일까?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부동산 투기가 우려되거나 지가가 급격히 오르는 지역에서, 정부(국토교통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거래 자체에 제동을 거는 제도입니다. 이 구역 안에서 일정 면적 이상의 주택이나 토지를 사고팔려면, 계약 전에 관할 구청장의 사전 허가 를 받아야 합니다. 허가 없이 체결한 계약은 아예 법적 효력이 없는 것으로 처리됩니다. 허가를 받으려면 대체로 실거주 목적이어야 하고, 허가받은 뒤에도 일정 기간(보통 2~5년) 실제로 거주해야 하는 의무가 따라붙습니다. 즉 이 구역에 들어가면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나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거래가 사실상 막힙니다. 이런 지정은 한 번에 최대 5년까지 가능합니다. 왜 이 규제가 "투기 신호"로 읽힐까? 여기서 역설이 생깁니다. 정부가 특정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새로 지정한다는 것 자체가, 그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하게 오르고 있거나 오를 조짐이 보인다는 뜻입니다. 즉 정부가 "여기는 위험하니 조심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인데, 시장은 이걸 거꾸로 "정부가 지정할 정도면 그만큼 오를 곳"이라는 학습된 신호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2026년 6월 30일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성과급 지급에 따른 매수세가 몰리면서 화성 동탄구, 용인 기흥구, 구리시 전체가 새롭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규...

기준금리는 내리는데, 왜 내 대출금리는 오를까?

이미지
  "금리 인하기"라는 뉴스와 내 대출 이자 고지서가 다른 이야기를 할 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는데도, 정작 내가 받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히려 올랐던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실제로 2026년 8월 국내 5대 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4.74~7.12%로, 4월 최저치보다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한국은행이 정하는 금리와 내가 받는 대출 금리, 이 둘은 대체 어떤 관계일까요? 이 퍼즐을 풀 열쇠는 대출금리가 딱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두 부분을 더해서 만들어진다 는 사실에 있습니다. 대출금리는 어떻게 구성될까? 대출금리는 기본적으로 이런 공식으로 만들어집니다. 대출금리 = 기준금리 + 가산금리 (- 우대금리) 여기서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그 기준금리와는 조금 다릅니다.  주택담보대출이라면 보통 코픽스(COFIX,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한 지표)라는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이 코픽스도 대체로 따라 내려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 가산금리 입니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대출을 취급하면서 드는 인건비, 전산비, 리스크 관리 비용 등을 감안해 은행이 자율적으로 얹는 금리입니다. 이 부분은 한국은행이 아니라 개별 은행이 알아서 정하는 몫 입니다. 왜 가산금리가 계속 오를까? 여기서 최근 상황의 핵심이 드러납니다. 기준금리(코픽스)는 내려가는 흐름인데, 가산금리는 오히려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최근 반년 사이 2.71%에서 3.05%로, 0.34%포인트나 올랐습니다. 은행들이 이렇게 가산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정부가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은행마다 한 해 동안 늘릴 수 있는 대출 총량에 한도를 정해두고 있는데, 이 한도 안에서 대출 수요를 조절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금리를 올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가산금리를 낮추면 ...

동일가중 지수는 왜 올해 빅테크를 이기고 있을까?

이미지
  같은 500개 기업인데, 왜 성적이 다를까? WSJ에 "Index-Fund Strategy Is Quietly Beating Tech This Year"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2026년 들어 S&P500 동일가중 지수 펀드(RSP)가 일반 S&P500 지수 펀드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둘 다 똑같이 미국 대표 기업 500개를 담고 있는데, 왜 이렇게 성적이 갈릴까요? 이 질문의 답은 앞서 다뤘던 주가지수 계산법에 이미 힌트가 있습니다.  문제는 "500개를 어떤 비율로 담았는가" 입니다. 동일가중 지수는 무엇이 다를까? 앞서 다룬 것처럼, 일반적인 S&P500 지수는 시가총액이 큰 기업일수록 지수에 더 큰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된 시가총액가중 방식입니다. 그래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같은 초대형 기업의 주가 움직임이 지수 전체를 거의 좌우합니다. 동일가중 지수는 이 방식을 완전히 뒤집습니다. 같은 500개 기업을 담지만, 분기마다 재조정할 때 모든 기업에 똑같은 비중 을 부여합니다. 500개 기업이면 각자 0.2%씩, 산술적으로 균등하게 나눠 담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지수 성과가 몇몇 초대형 기업이 아니라, 500개 기업의 "평균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게 됩니다. 두 방식의 실제 구성 차이는 얼마나 클까? 숫자로 보면 이 차이가 확연합니다. 2026년 6월 기준 자료를 보면, 시가총액가중 S&P500에서는 상위 100개 기업이 지수 전체의 약 75%를 차지하는 반면, 동일가중 버전에서는 이 비중이 20%에 불과합니다. 반대로 하위 100개 기업은 시가총액가중 지수에서 겨우 2%를 차지하지만, 동일가중 지수에서는 20%까지 늘어납니다. 업종 구성도 크게 달라집니다. 정보기술과 통신 섹터가 일반 S&P500에서는 약 44%를 차지하지만, 동일가중 지수에서는 17%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대신 금융, 산업재, 소재, 경기소비재 ...

DSR은 왜 대출 한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숫자가 됐을까?

이미지
  대출 상담 받으면 가장 먼저 듣는 세 글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부동산 투기에 관심 있는 분들은 특히 유의해야 한다"며 대출 관련 정책 발언을 이어가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이 흐름 속에서 "정책 엇박자", "실수요자 대출 증액" 같은 표현이 함께 등장하는데, 이 논쟁의 중심에는 항상 하나의 지표가 있습니다. 바로 DSR입니다. 이 세 글자를 이해하려면 질문을 하나 던져보면 됩니다. "내가 1년 동안 버는 돈 중에, 대출 갚는 데 얼마나 써야 할까?" DSR은 정확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숫자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DSR은 어떻게 계산될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ebt Service Ratio) 은 1년 동안 버는 소득 대비,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비율로 나타낸 값입니다.   DSR(%) = 연간 원리금상환액 합계 ÷ 연소득 × 100 여기서 중요한 점은 "모든 대출"이라는 부분입니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자동차 할부, 학자금 대출까지 거의 모든 금융 부채의 원리금이 이 계산에 포함됩니다. 즉 집을 살 때 받는 대출만 따지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짊어지고 있는 부채 전체를 한꺼번에 놓고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연소득 5,000만 원인 사람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은행권 한도: DSR 40% 40%를 소득에 적용하면 → 5,000만 원 × 40% = 2,000만 원 이 뜻은, 이 사람이 1년에 갚아야 할 모든 대출의 원금+이자 합계가 2,000만 원을 넘으면 안 된다 는 겁니다. 왜 이 지표가 대출을 결정하는 핵심이 됐을까? 과거에는 집값 대비 얼마까지 빌려주는지(LTV)가 대출 한도를 정하는 주된 기준이었습니다. 문제는 집값만 보고 대출을 내주면, 정작 그 사람이 매달 얼마를 벌어서 갚을 능력이 있는지는 따지지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DSR은 이 빈틈을 메우기 위해 도입됐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