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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2차 제재는 왜 다른 나라 기업까지 움직이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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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이란을 제재한다는 뉴스를 보면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미국이 이란을 제재하는 건 알겠는데, 왜 다른 나라 항공사나 은행, 기업까지 거래를 멈추는 걸까?” 최근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과 금융기관까지 제재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2026년 들어 이란 관련 거래망을 겨냥한 제재를 확대하면서, 이란의 제재 회피를 돕는 외국 기업이나 금융기관도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제재 대상 국가와 거래하는 다른 나라의 기업까지 압박하는 방식 을 흔히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 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미국은 어떻게 다른 나라 기업의 행동까지 바꿀 수 있는 걸까요? 1차 제재와 2차 제재는 무엇이 다를까? 먼저 일반적인 제재부터 생각해보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특정 이란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러면 미국 기업과 미국인은 원칙적으로 그 기업과 거래할 수 없게 됩니다. 이것이 기본적인 제재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문제가 생깁니다. 미국 기업이 거래하지 않아도 다른 나라 기업이 대신 거래하면 제재 효과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기업이 이란산 원유를 사지 않아도 제3국 기업이 계속 사준다면 이란은 여전히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2차 제재입니다. 쉽게 말하면 미국이 제3국 기업에 이렇게 선택을 요구하는 구조입니다. “제재 대상과 계속 거래할 것인가, 아니면 미국 금융시장에 계속 접근할 것인가?” 미 재무부는 최근 이란 관련 제재를 설명하면서 이란의 활동을 지원하는 외국 금융기관에 필요할 경우 2차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도 아닌데 왜 신경 써야 할까? 핵심은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규모입니다. 세계 무역에서는 달러 결제가 매우 널리 사용됩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 은행을 이용하거나 달러 결제망을 거치는 경우가 많고, 미국에서 사업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인데 왜 5년 뒤 금리가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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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살 때 대출 상담을 받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처음 5년은 고정금리입니다.” 이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이 만기까지 같은 금리를 내는 대출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5년이 지나자 갑자기 은행에서 금리가 다시 정해진다는 안내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분명 고정금리라고 했는데, 왜 금리가 바뀌는 걸까요? 최근에는 실제로 2021년 저금리 시기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금리 재산정 시점이 돌아오면서 이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1년 당시 3%대였던 5년 고정형 주담대가 최근에는 훨씬 높은 수준에서 다시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고정금리’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금리가 같은 순수 고정금리 , 시장금리에 따라 일정 주기로 금리가 바뀌는 변동금리 , 그리고 두 방식을 섞은 혼합형 금리 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흔히 은행에서 ‘5년 고정금리’라고 듣는 상품 중 상당수가 사실은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이라는 점입니다. 혼합형 대출은 처음 몇 년 동안만 금리를 고정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변동금리로 전환됩니다. 한국은행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일정 기간 고정금리를 적용한 뒤 이후에는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5년 고정”은 “30년 동안 고정”이라는 뜻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있으면 몇 년 뒤 예상하지 못했던 금리 변화를 맞을 수 있습니다. 왜 하필 5년 동안만 고정해줄까? 은행 입장에서 20년, 30년 동안 같은 금리를 약속하는 것은 부담이 큽니다. 앞으로 시장금리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정 기간만 금리를 고정해 차주에게 안정성을 주면서도, 이후에는 시장 상황을 반영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혼합형 구조입니다. 차주 입장에서도 장점이 있습니다. 대출 초기 몇 년 동안은 금리가 오르더라도 월 상환액이 갑자기 변하지 않습니다. ...

환율이 떨어지면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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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움직이면서 “환율이 떨어지면 좋은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2026년 7월 2일 1,555.8원에서 9월 15일 1,359.4원까지 내려왔습니다. 약 196.4원, 비율로는 약 12.6% 하락한 것입니다. 환율이 내려갔다는 것은 달러 가격이 싸지고 원화 가치가 강해졌다는 뜻 입니다. 한국은행도 원/달러 환율 하락을 달러 대비 원화 강세로 설명합니다. 그런데 같은 환율 하락을 두고 어떤 기업은 웃고, 어떤 기업은 걱정합니다. 왜 그럴까요? 환율이 떨어진다는 건 무슨 뜻일까?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이라는 것은 1달러를 사기 위해 1,500원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환율이 1,350원으로 내려가면 같은 1달러를 사는 데 1,350원만 있으면 됩니다. 즉,  1달러 = 1,500원 → 1,350원 이 되면 달러는 싸지고 원화는 강해집니다. 그래서 원/달러 환율 하락을 흔히 원화 강세 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내가 달러를 받는 사람인지 , 아니면 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사람인지 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수출기업은 왜 환율 하락이 부담스러울까? 미국에 제품을 팔아 100만달러를 받는 한국 기업을 생각해보겠습니다. 환율이 1,500원일 때는 100만달러 × 1,500원 = 15억원 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환율이 1,350원으로 떨어지면 100만달러 × 1,350원 = 13억5,000만원 이 됩니다. 똑같은 제품을 똑같은 가격에 팔았는데 원화로 바꾼 매출은 1억5,000만원 감소 합니다. 이 때문에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수출기업은 원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원화 기준 매출과 이익에 부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인건비·공장비·연구개발비 등을 원화로 많이 지출하면서 제품 판매대금은 달러로 받는 기업이라면 영향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수출기업이 똑같이 손해 보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수출기업도 해외에서...

미국은 40조 달러 국가부채를 경제성장으로 줄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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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국가부채가 40조 달러를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가장 먼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큰 빚을 어떻게 갚지?” 그런데 미국 정부가 내놓는 해법은 꼭 “빚을 갚자”가 아닙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경제가 매년 충분히 빠르게 성장한다면 부채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WSJ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이 제시한 기준은 약 연 3% 성장 입니다. 빚을 줄이는 게 아니라 경제를 더 크게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국가부채에서 중요한 건 빚의 액수만이 아니다 정부 부채를 볼 때 자주 등장하는 숫자가 있습니다.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 입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국가부채 ÷ GDP × 100 예를 들어 어떤 나라의 부채가 100조 원이고 GDP도 100조 원이라면 부채비율은 100%입니다. 그런데 다음 해 부채는 그대로인데 경제 규모가 3% 성장해 GDP가 103조 원이 됐다고 해보겠습니다.     100 ÷ 103 × 100 = 약 97.1% 정부가 빚을 1원도 갚지 않았는데 부채비율은 100%에서 약 97.1%로 내려갑니다. 이것이 바로 “성장으로 부채를 줄인다” 는 말의 기본 원리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부채도 같이 늘어난다 문제는 미국의 부채가 멈춰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앞의 사례에서 경제가 3% 성장해 GDP가 103이 됐더라도, 정부 부채가 100에서 105로 5% 늘어난다면 어떨까요?      105 ÷ 103 × 100 = 약 101.9% 경제가 성장했는데도 부채비율은 오히려 높아집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경제가 성장하느냐가 아닙니다. 경제가 커지는 속도가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느냐 가 핵심입니다. 미국의 현재 상황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다 미 의회예산국(CBO)의 2026년 전망을 보면 이 문제가 잘 드러납니다. CBO는 2026년 미국의 재정적자를 약 1조9천억 달러 로 전망했습니다...

AI 토큰이란 무엇일까? ChatGPT·Claude를 많이 쓸수록 비싸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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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tGPT나 Claude 같은 AI를 쓰다 보면 한 번쯤 ‘토큰(Token)’ 이라는 말을 보게 됩니다. 특히 API(다른 서비스에 AI를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를 이용하거나 회사에서 업무용 AI를 쓰다 보면 더욱 자주 등장합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합니다. 우리는 AI에게 질문을 ‘한 번’ 했다고 생각하는데, AI 회사들은 왜 질문 횟수가 아니라 토큰 사용량 을 중요하게 볼까요? 그리고 월 사용료를 내는 서비스조차 왜 사용량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있을까요? 그 이유를 이해하면 생성형 AI가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버는지도 조금 더 쉽게 보입니다. 토큰은 AI가 글을 읽고 쓰는 단위입니다 토큰은 쉽게 말하면 AI가 문장을 처리하기 위해 글을 잘게 나눈 단위 입니다. 한 글자일 수도 있고, 단어의 일부나 하나의 단어, 문장부호가 하나의 토큰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토큰 수는 단순한 글자 수나 단어 수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습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모델이나 언어에 따라 토큰 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AI에게 질문을 하면 크게 두 종류의 토큰이 발생합니다. 입력 토큰 은 내가 AI에게 보낸 질문과 자료이고, 출력 토큰 은 AI가 만들어낸 답변입니다. 예를 들어, “ETF가 뭐야?” 라고 묻는 것과 100페이지짜리 보고서를 넣고 “이 자료를 읽고 핵심 내용을 비교 분석해줘” 라고 요청하는 것은 둘 다 질문 한 번입니다. 하지만 AI 입장에서는 해야 할 일이 전혀 다릅니다. 두 번째 요청은 훨씬 많은 정보를 읽고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되는 토큰과 연산량도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AI의 사용량은 단순히 ‘몇 번 물어봤느냐’ 만으로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AI에게 긴 자료를 주면 왜 비용이 커질까? 생성형 AI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GPU 같은 고성능 연산 장치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AI 기업 입장에서는 사용자가 질문을 한 번 더 하는 것 자체보다 얼마나 많은 정보를 처리하고 얼마나 많은 답...

국제유가는 올랐는데 왜 주유소 기름값은 내려갈까? 기름값이 결정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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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에서는 국제유가가 급등했다고 하는데, 집 근처 주유소 가격은 오히려 내려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2026년 9월 둘째 주가 실제로 그랬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859.1원 으로 전주보다 1.1원 내려 17주 연속 하락 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주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100.3달러에서 114.7달러로 약 14.4% 상승 했고, 국제 휘발유 가격도 121.3달러에서 131.2달러로 약 8.2% 올랐습니다. 국제 가격은 크게 뛰었는데 국내 주유소 가격은 왜 반대로 움직였을까요? 핵심은 국제유가가 오늘 올랐다고 내일 주유소 가격이 바로 바뀌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 입니다. 우리가 넣는 것은 원유가 아니라 휘발유입니다 먼저 뉴스에서 자주 보는 WTI, 브렌트유, 두바이유는 모두 원유 가격 입니다. 하지만 자동차에 넣는 것은 원유가 아니라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서 만든 휘발유나 경유 입니다. 그래서 국내 기름값을 볼 때 원유 가격 하나만 보면 안 됩니다. 국내 정유사의 공급가격은 아시아 석유제품 가격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MOPS) 과 원·달러 환율 등을 반영해 결정 됩니다. 즉 두바이유가 올라도 국제 휘발유 가격이나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가격의 상승폭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과정입니다. 원유 가격 → 국제 휘발유 가격 → 환율 → 정유사 공급가격 → 주유소 판매가격 우리가 뉴스에서 보는 국제유가는 이 과정의 출발점 중 하나일 뿐입니다. 국제유가가 오른 뒤 주유소까지는 보통 2~3주 걸립니다 두 번째 이유는 시간차 입니다. 정유업계 설명에 따르면 국제 가격 변동이 정유사의 공급가격에 반영되는 데 약 1주일, 이후 주유소 판매가격으로 넘어가는 데 다시 1~2주 정도 걸립니다. 그래서 국제유가 변화가 실제 주유소 가격에 나타나기까지 통상 2~3주의 시차 가 생깁니다. 왜 이렇게 늦을까요? 주유소에는 ...

앤스로픽은 어떻게 스페이스X를 넘어서는 몸값을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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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상장도 안 했는데 벌써 세운 기록 2026년 6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가치 1조 7,700억 달러로 상장하며 역대 최대 IPO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불과 몇 달 뒤, AI 기업 앤스로픽이 이 기록을 넘어설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목표 기업가치는 최대 2조 달러, 조달 규모는 최대 1,000억 달러에 이릅니다. 아직 상장도 하지 않은 회사가 어떻게 이런 천문학적인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는 걸까요? IPO는 어떤 절차를 거칠까? 앞서 다뤘던 공모주 청약 글에서, IPO(기업공개)는 기업이 처음으로 일반 투자자에게 주식을 파는 절차라고 설명했습니다. 앤스로픽은 2026년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상장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다음 단계는 이 서류를 공개하고, 로드쇼 라는 절차를 거치는 것입니다. 로드쇼는 회사 경영진이 기관투자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사업을 설명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자리로, 이 과정을 거쳐야 실제 공모가와 최종 기업가치가 확정됩니다. 매출은 얼마인데 기업가치는 왜 이렇게 클까? 앤스로픽의 2025년 말 매출은 90억 달러였는데, 2026년 말 기준으로는 연환산 매출이 1,000억~1,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투자자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불과 1년 사이 매출이 10배 넘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런 가파른 성장세가 2조 달러라는 목표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입니다. 다만 여기서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앞서 다룬 인적분할·물적분할 글에서 살펴봤듯, 화려한 숫자 뒤에는 항상 "이 숫자가 정확히 뭘 근거로 나왔는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WSJ는 이번 IPO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아직 이 회사의 내부 재무 상태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화려한 성장 전망과, 실제로 검증된 재무 건전성은 다른 이야기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체 잠재시장(TAM)이라는 마법의 숫자 앤스로픽이 이런 높은 몸값을 정당화하기 위해 꺼내든 개념이 TA...

CPI가 예상보다 나빴는데, 왜 증시는 오히려 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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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채금리 19년 만에 최고치, 그런데 증시는 반등 앞서 다뤘던 CPI-Fed 결정 글에서, 근원CPI가 0.2%를 기준으로 미국 금리 방향이 갈릴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2026년 9월 11일, 실제 발표가 나왔습니다. 결과는 예상보다 살짝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발표 직후 뉴욕 증시는 오히려 반등했습니다. S&P500은 0.9%, 다우존스는 약 300포인트 올랐습니다.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에 근접했다는 무서운 뉴스가 같은 시기에 나왔는데도 말입니다. 왜 이런 엇갈린 반응이 나왔을까요? 실제 발표된 숫자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8월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4% 올랐습니다. 이 헤드라인 숫자는 시장 예상치와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문제는 근원CPI였습니다. 앞서 다룬 것처럼 식품·에너지를 뺀 근원CPI는 전월 대비 0.3% 올랐는데,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0.2%를 웃도는 수치였습니다. 딱 우리가 지난 글에서 짚었던 그 "0.1%포인트 차이"가 실제로 벌어진 것입니다. 이 결과가 나오자, * CME 페드워치 기준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하루 만에 약 69%에서 87%까지 뛰었습니다. 전날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매파적으로 나오면서, 이 흐름에 힘을 보탰습니다. *CME 페드워치(CME FedWatch) 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운영하는 도구예요. 실제 투자자들이 거래하는 연방기금금리 선물이라는 상품 가격을 분석해서, "시장 참여자들이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가 어떻게 결정될지 얼마나 확신하고 있는지"를 확률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왜 시장은 안심했을까? 여기서 핵심 원리가 등장합니다. 시장이 정말 무서워하는 건 "나쁜 소식" 자체가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나쁜 소식"입니다. 이번 CPI는 분명 예상보다 뜨거웠지만, "완전히 다른 세상의 숫자"는 아니었습니다. 헤드라인 수치는 예상과 ...

AI가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 왜 투자자도 주목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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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를 그만두며 던진 섬뜩한 경고 2026년 9월, 앤스로픽에서 AI 모델 학습을 담당했던 27세 연구원 제이컵 콕슨이 회사를 그만두며 소셜미디어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AI를 만드는 사람들은 이 기술이 이번 10년이 끝나기 전에 우리 모두를 죽일 수 있다고 진지하게 믿고 있다." 이 글은 조회수 1억 2,000만 회를 넘겼습니다. 혼자만의 돌출 발언이 아니었습니다. 앤스로픽의 현직 정렬 과학 총괄 에번 허빙거는 "우리는 정말로 AI가 모든 인류를 멸종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며 향후 10년간 그 확률을 10% 넘게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앤스로픽과 오픈AI를 포함해 업계 전반에서 1,000명 넘는 AI 연구자들이 "각국 정부가 조율해서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공개서한에 서명했습니다. 이건 왜 경제·투자 이야기와도 연결되는 걸까요? 연구자들이 우려하는 두 가지 시나리오 이 우려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정렬 실패(misalignment)는 고도로 지능화된 AI가 인간을 목표 달성의 방해물로 여겨 스스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려 하는 시나리오입니다. AI에게 "종이클립 생산을 최대화하라"고 지시했더니, 이 목표를 극단적으로 추구한 나머지 지구의 모든 물질을 종이클립으로 바꿔버린다는 사고실험이 이 개념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됩니다. 목표 자체는 무해해 보여도, 그걸 달성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폭주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오용(misuse)은 반대로 사악한 의도를 가진 인간이 AI를 이용해 신종 바이러스를 설계하거나, 대규모 사이버공격을 감행하는 등 AI 자체보다 이를 쓰는 사람이 문제가 되는 시나리오입니다. 이게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우려가 예전 같은 공상과학 수준의 논쟁이 아니라는 게 최근 상황의 핵심입니다. 실제로 오픈AI의 고급 AI 에이전트들이 AI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해킹해 서버를 장악하고 흔적을 지...

'탈팡'은 왜 실패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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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악재를 겪고도 오히려 더 커진 회사 2025년 11월, 쿠팡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졌습니다. 김범석 의장이 직접 사과하고 국회 청문회까지 열릴 정도로 파장이 컸고, "탈팡(쿠팡 탈퇴)" 움직임이 실제로 확산되며 2026년 2월 결제액은 4조 219억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2026년 7월 결제액은 5조 942억 원으로, 2월 대비 약 27% 늘어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월간활성이용자 수도 유출 사고 이전보다 오히려 더 많아졌습니다. 그 정도로 큰 사고를 겪고도, 왜 소비자들은 결국 쿠팡으로 돌아왔을까요? 이 현상을 설명하는 경제학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락인 효과(lock-in effect)와 전환비용(switching cost)입니다. 전환비용이란 무엇일까? 전환비용은 지금 쓰던 상품이나 서비스를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옮겨갈 때 드는 부담을 뜻합니다. 이 부담은 꼭 돈으로만 나타나는 게 아닙니다. 시간, 불편함, 익숙함을 포기하는 심리적 저항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쿠팡을 예로 들면, 이미 로켓배송·새벽배송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다른 쇼핑 플랫폼으로 옮기려면 이런 것들을 다시 감수해야 합니다. 새 앱 사용법을 익히고, 저장해둔 배송지·결제정보를 새로 입력하고, 무엇보다 "그 플랫폼도 쿠팡만큼 빠르고 편리할까"라는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게 전환비용입니다. 전환비용이 높을수록, 웬만한 악재로는 소비자가 실제로 떠나기 어렵습니다. 락인 효과는 왜 생길까? 락인 효과는 이 전환비용이 쌓여서, 소비자가 사실상 그 서비스에 "갇히는" 현상을 말합니다. 쿠팡의 경우 이 락인 효과를 만드는 핵심 장치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반복 구매 구조입니다. 생필품·식품처럼 자주, 정기적으로 사야 하는 품목은 한 번 편리한 곳을 찾으면 굳이 다른 곳을 알아보지 않게 됩니다. 로켓배송과 새벽배송을 기반으로 한 이런 반복 구매 습관은, 한 번 자리 잡으면 좀처럼 깨지...

오염토 처리 규정 하나가 왜 주택 공급 속도를 좌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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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년 만에 돌아온 땅, 갈림길에 서다 서울 한복판, 여의도보다 넓은 약 300만㎡ 규모의 용산공원 부지가 최근 "집이냐 공원이냐"는 논쟁의 중심에 섰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인 게 정치적 결단이 아니라, 오염토 처리 방식을 규정하는 시행규칙 개정 이라는 점입니다. 땅을 어떻게 정화하느냐는 다소 기술적인 규정 하나가, 어떻게 도심 한복판의 주택 공급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걸까요? 오염된 땅, 왜 그렇게 오래 걸릴까? 2020년 12월 반환된 용산공원 내 캠프킴 부지는 오염도가 높아 정화에만 3~4년이 걸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토양환경보전법은 오염토양을 그 부지 안에서 정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왔습니다. 오염토를 함부로 반출하면 불법 투기나 유출 우려가 있고, 원래 토양의 생태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문제는 이 원칙이 시간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입니다. 부지 안에서 정화한다는 건, 오염된 흙을 다 처리할 때까지 그 위에 아무것도 지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오염도에 따라 이 기간이 최대 3~4년까지 늘어나면, 그동안 땅은 그냥 놀리는 자산이 됩니다. 앞서 다뤘던 여러 부동산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주택 공급은 "짓겠다는 결정"과 "실제로 다 지어서 입주 가능해지는 시점" 사이의 시차가 클수록 정책 효과가 떨어집니다. 아무리 좋은 부지를 공급 후보지로 발표해도, 착공까지 몇 년씩 걸린다면 당장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먼 미래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반출정화는 이 시차를 어떻게 줄여줄까? 이번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입법예고한 개정안의 핵심은, 오염토를 부지 밖으로 옮겨서 정화하는 반출정화 를 공공주택사업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공사에 한해 훨씬 폭넓게 허용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반출정화 허용 여부를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만 보고 판단했는데, 여기에 "공공의 이익" 이라는 기준을 추가해서, 국가적으로 시급한 사업이라면 착공 ...

왜 CPI 발표 하나가 미국 금리를 올릴지 내릴지를 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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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포인트 차이로 갈리는 운명 2026년 9월 11일 발표되는 미국 8월 CPI. 이코노미스트들은 근원물가가 전월 대비 0.2% 올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이 숫자가 "Fed가 움직일 수밖에 없는 수치"와 "기다릴 여지가 있는 수치"로 갈리는 기준선이 겨우 0.1%포인트 차이 라고 봅니다. 소수점 하나 차이로 미국 기준금리의 방향이 뒤집힐 수 있다는 뜻입니다. 더 흥미로운 건 지금 논쟁의 방향입니다. 지금까지 다뤄온 Fed 관련 글에서는 대체로 "금리를 내릴까 말까"가 쟁점이었는데, 2026년 9월 지금은 반대로 "금리를 올릴까 말까"가 쟁점입니다. 이 이례적인 상황이 왜 벌어졌는지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왜 지금은 "인상이냐 동결이냐"가 쟁점일까?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3.50~3.75%로, 2024년 9월부터 이어진 여섯 차례의 금리 인하 끝에 도달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2026년 8월 FOMC에서 이 금리를 동결하기로 했을 때, 투표권을 가진 위원 12명 중 3명이 오히려 "0.25%포인트를 올려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앞서 다룬 연준 의장 발언 글에서 매파(긴축 선호)와 비둘기파(완화 선호)의 차이를 설명했는데, 지금 Fed 내부에서는 매파 쪽 목소리가 꽤 큰 상황입니다. 2026년 5월 새로 취임한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콘퍼런스에서 "대출 여건이 경제를 억제하고 있다는 증거가 거의 없다"고 발언했는데, 시장은 이걸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이 발언 하나로 시장이 예상하는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35%에서 60%로 뛰었습니다. 근원CPI는 왜 굳이 식료품·에너지를 뺄까? 여기서 근원CPI라는 개념이 중요해집니다. 앞서 다룬 CPI·PCE 글에서 물가지표 여러 개를 다뤘는데, 근원CPI는 그중에서도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

데이터센터 세제 혜택, 왜 미국 주정부들이 스스로 거둬들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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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 경쟁 벌이던 주들이 태도를 바꿨다 앞서 다뤘던 데이터센터 글에서, AI 붐이 미국 곳곳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열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흐름을 보면 반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하이오, 일리노이, 뉴저지, 워싱턴을 비롯해 애리조나·조지아·메릴랜드·펜실베이니아·텍사스 등 13~14개 주가, 한때 앞다퉈 내걸었던 데이터센터 세제 혜택을 스스로 거둬들이거나 축소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원하던 투자를 이제 와서 밀어내려는 걸까요? 애초에 왜 세제 혜택을 줬을까? 2010년대부터 여러 주정부는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면 대규모 투자, 건설 일자리, 장기적인 세수 확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데이터센터 기업들에게 판매세 감면 같은 혜택을 제공해왔습니다. 판매세는 데이터센터 건설 기업이 서버나 반도체 같은 장비를 살 때 주와 지방정부에 내야 하는 세금으로, 보통 4~10% 수준입니다. 이 세금을 깎아주면 기업이 그만큼 초기 투자 비용을 아낄 수 있어,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려는 주들 사이에서는 흔한 인센티브였습니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 되돌릴까? 문제는 규모입니다. 챗GPT 등장 이후 AI 붐이 일면서 데이터센터의 크기와 개수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속도로 커졌고, 이 때문에 애초에 설계된 세제 혜택 프로그램의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하이오주입니다. 오하이오가 지난해 데이터센터 기업들에게 감면해준 세금은 15억 달러가 넘었는데, 이는 당초 주정부가 예상했던 규모의 10배 이상 이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 반발이 거세졌고, 공화당 소속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는 결국 지난 5월부터 판매세 감면 신규 신청 접수 자체를 중단시켰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지점은, 이게 특정 정당만의 움직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자, 전기료 상승·물 부족·소음·세수 부족을 우려하는 유권자들의 반발 앞에서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주지사 당적과 무관하게 표심을 살피게 됐다는 것이 이 흐름의 핵심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왜 투자자에게 '숨은 세금'이라고 불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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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히 이익을 봤는데, 왜 손해 본 기분이 들까? 앞서 실질임금 글에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명목 숫자만 보면 착시가 생길 수 있다고 다뤘습니다. 이 착시는 월급뿐 아니라 투자에서도 똑같이 벌어집니다. WSJ의 한 투자 칼럼은 이걸 두고 " 인플레이션은 알뜰하게 저축하는 사람들의 주머니를 몰래 털어가는 가장 잔인한 세금 "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분명히 세율표 어디에도 "인플레이션세"라는 항목은 없는데, 왜 이런 표현이 나올까요? 팬텀 게인(phantom gain), 존재하지 않는 이익에 세금을 낸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배당이 없는 주식에 1만 달러를 투자해서 연 10%씩 수익을 내며 20년을 묻어뒀다고 해보겠습니다. 20년 뒤 팔면 자본이득은 5만 7,275달러가 됩니다. 상당한 수익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 20년 동안 물가가 매년 3%씩 올랐다면 어떨까요? 이 5만 7,275달러 중 절반 가까이는 실제로 내 구매력이 늘어난 몫이 아니라, 그저 화폐 가치가 떨어진 만큼 숫자만 커진 몫입니다. 이걸 팬텀 게인(phantom gain) , 즉 "실질가치는 늘지 않았는데 명목상으로만 존재하는 가짜 이익"이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세법이 이 구분을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진짜 이익이든 팬텀 게인이든, 투자자는 명목이익 전체 에 대해 자본이득세를 냅니다. 실제로 내 손에 남는 구매력이 늘어나지 않은 부분에도 세금을 내는 셈이니, 사실상 정부가 물가 상승분에 세금을 매기는 것과 다름없는 효과 가 생깁니다. 앞서 다룬 실질GDP 개념과 똑같은 원리 이 문제를 이해하는 방식은 앞서 GDP 글에서 다룬 명목GDP와 실질GDP의 관계와 정확히 같습니다. 그때도 물가 효과를 걷어내지 않은 명목 숫자는 실제 상황을 왜곡해서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투자 수익률도 마찬가지입니다. S&P500 지수의 최근 5년 연평균 수익률은 명목상 16.3%로 꽤 화려해 보이지만, 이 기간 물가상승률을 ...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미국 국채를 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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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00조 원짜리 펀드가 던진 질문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는 2조 3,000억 달러(약 3,100조 원)를 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입니다. 이 펀드가 최근 자국 재무부에 채권 포트폴리오 내 국채 비중을 70%에서 50%로 낮추자고 건의했습니다. 이 조정이 그대로 시행되면,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은 34.1%에서 21.9%로 줄어들고, 실제 금액으로는 750억~8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가 시장에 풀려나올 것으로 추산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보수적인 투자자 중 하나로 꼽히는 이 펀드가, 왜 지금 미국 국채를 줄이려는 걸까요? 국부펀드는 무엇일까? 국부펀드는 정부가 조성해 장기적으로 운용하는 대규모 투자기금입니다. 노르웨이는 북해에서 나는 원유·가스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이 펀드에 넣어 전 세계 주식, 채권, 부동산에 분산 투자해왔습니다. 워낙 규모가 크고 신중하게 운용되는 것으로 유명해서, 이 펀드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시장의 신호로 읽히곤 합니다. 왜 하필 지금 국채 비중을 줄일까? 노르웨이 중앙은행 측은 표면적으로 "국채 비중 50%면 유동성 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한 여유가 있다"며, 남는 여력을 회사채나 주택저당증권(MBS) 같은 다른 자산으로 옮겨 더 높은 수익을 노리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실제 조정안을 보면 회사채 비중이 16.2%에서 27.6%로 늘어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 시점 자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 제안은 국채 시장이 오랫동안 가장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와중에 나왔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8% 근처에서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미국 정부가 부채에 대한 이자로 지급하는 돈은 5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어 GDP의 3%를 넘어섰습니다. 앞서 다뤘던 채권 자경단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재정적자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국채금리를 계속 밀어올리고 있는 국면과 정확히 겹치는 시점입니다.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이 조정을 두고 해석이 갈립니...

고용은 서프라이즈인데, 왜 월급은 오히려 줄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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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뉴스 뒤에 숨은 이상한 신호 2026년 8월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의 거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로 발표됐습니다. 보통 이런 '깜짝 호실적'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정작 미국 증시와 채권시장은 이 발표 이후 동반 하락했습니다. 심지어 같은 지표를 두고 "이건 좋은 신호"라는 기사와 "이건 나쁜 신호"라는 기사가 같은 날 신문에 나란히 실렸습니다. 왜 이런 혼란이 생겼을까요? 이 퍼즐의 열쇠는 헤드라인 숫자 뒤에 숨은 또 다른 지표에 있습니다. 바로 실질임금 입니다. 명목임금과 실질임금은 뭐가 다를까? 우리가 통장에 찍히는 월급, 즉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숫자를 명목임금 이라고 합니다. 반면 실질임금 은 이 명목임금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값입니다. 실질임금 상승률 = 명목임금 상승률 - 물가 상승률 이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월급이 3% 올랐다고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그 사이 물가가 5% 올랐다면, 내가 실제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기 때문입니다. 명목임금은 지갑에 찍히는 숫자를 보여주고, 실질임금은 그 지갑으로 실제 살 수 있는 구매력을 보여줍니다. 미국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2026년 8월 미국 고용지표를 자세히 보면, 신규 일자리는 크게 늘었지만 임금 상승률은 물가 상승률(연 3.8%대)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즉 일자리는 늘었는데, 그 일자리에서 받는 돈의 실질 가치는 줄어드는 이례적인 조합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걸 숫자가 아니라 실제 사람의 이야기로 보면 더 와닿습니다. 미국 리치먼드의 한 식물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25살 청년은, 입사 후 거의 2년 동안 딱 한 번 임금이 올라 시급이 16달러에서 17달러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물가가 그 사이 계속 오른 걸 감안하면, 이 청년의 실질적인 생활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거나 오히려 나빠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이 지표는 좋은 뉴스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