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편입을 위해 정부가 진행 중인 8가지 과제

 


편입까지 남은 건 정확히 뭘까?

지난 글에서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계속 실패해온 이유를 다뤘습니다. 핵심은 경제 규모가 아니라 '시장접근성'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장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정부는 2026년 1월 발표한 로드맵을 통해 8개 분야, 39개 과제를 세워두고, 이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가고 있습니다.



8대 분야, 무엇을 바꾸고 있을까?

첫 번째, 외환시장 선진화
지금까지 원달러 외환 거래는 가능한 시간이 제한적이었습니다. 이걸 24시간 무중단 거래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2026년 9월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시차와 상관없이 언제든 원화를 거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이 부분이 막혀 있었습니다.

두 번째, 글로벌 표준 증권거래·결제 체계 마련
해외 투자자들이 익숙한 국제 결제 방식에 맞춰 국내 결제 시스템을 정비하는 작업입니다.

세 번째, 계좌 개설 편의 제고
지금까지는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사려면 복잡한 실명 확인과 계좌 개설 절차를 거쳐야 했습니다. 이걸 간소화해서, 외국 개인 투자자도 마치 한국인이 해외주식을 스마트폰으로 사듯 현지 금융사를 통해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네 번째, 공매도 규제 합리화
앞서 다뤘던 무차입 공매도 문제를 실시간으로 잡아내는 전산시스템을 정비하면서도, 정상적인 공매도 거래는 실무적으로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다듬는 작업입니다.

다섯 번째, 영문 정보공시 개선
한국 기업들의 공시는 대부분 한글 위주였는데, 외국인 투자자가 접근하기 쉽도록 영문 공시를 확대하는 작업입니다.

여섯 번째, 현물이체·장외거래 제약요인 해소
지금까지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직접 거래(장외거래)하거나, 다른 계좌로 그대로 옮기는(현물이체) 경우 매번 사전 승인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런 절차가 번거로워 실제로는 거래가 잘 활성화되지 않았는데, 정부는 이런 절차의 상당 부분을 사전 승인이 아닌 사후 신고로 바꿔 간소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국계 기업이 직원에게 성과 보수로 주식을 지급하는 경우처럼, 실무적으로 자주 발생하는 거래 유형부터 우선적으로 절차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일곱 번째, 선진 배당절차 확산
앞서 배당락일 글에서 다뤘던 것처럼, 한국은 배당금이 확정되지 않은 채 배당기준일부터 먼저 정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걸 해외처럼 배당금을 먼저 확정하고 기준일을 나중에 정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작업도 여기 포함됩니다.

여덟 번째, 투자상품 가용성
이 항목은 2026년 평가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개선 필요)'에서 '플러스'로 상향 조정되며, 실질적인 개선이 확인된 분야입니다.



가장 결정적인 과제 — 역외 원화 결제

이 8가지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으로 꼽히는 과제는 외국인이 해외에서 원화를 직접 보유하고 결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외국 투자자가 원화를 다루려면 반드시 국내에 별도 계좌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한국은행 원화국제결제망'이라는 새 시스템을 구축해서, 외국인이 국내 계좌 없이도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원화를 보유·이체하고 국내 증권 결제에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2026년 9월 시범운영을 거쳐 2027년 정식 시행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얼마나 진행됐을까?

2026년 8월 기준, 39개 과제 중 30개(약 77%)가 이미 완료된 상태입니다. 정부는 연내 나머지 3개 과제도 추가로 이행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왜 아직 편입이 안 될까?

여기서 주목할 지점이 있습니다. 과제 이행률은 77%로 상당히 높은데도, 정작 MSCI의 실제 평가는 그만큼 빠르게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MSCI는 2026년 연례 시장 접근성 검토에서, 18개 평가 항목 중 '투자상품 가용성' 딱 한 항목만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올렸습니다. 나머지 항목은 전년과 동일한 점수를 유지했고, 그 결과 지난해 6개 항목에서 받았던 '마이너스' 평가가 올해는 5개 항목으로 겨우 하나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이건 과제를 "완료했다"는 것과 MSCI가 "충분히 개선됐다고 인정한다"는 것 사이에 시차가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도, 그 제도가 실제 시장에서 충분히 정착되고 투자자들이 체감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실제 시장과 연결해보기

증권가에서는 역외 외환시장 활성화 같은 핵심 과제들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2027년 평가에는 좀 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번 평가에서 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확인됐다고 언급하며, 역외 외환시장 활성화가 본격화되는 다음 평가 시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전망일 뿐, 확정된 결과가 아닙니다. MSCI의 판단 기준은 정책 발표나 제도 도입 자체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체감이기 때문에, 앞으로 발표되는 평가 결과를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관련 뉴스를 이렇게 보면 됩니다

앞으로 "MSCI 로드맵 이행" 관련 뉴스를 보면 이렇게 확인해보세요.

"이건 정부가 '과제를 완료했다'는 발표일까, 아니면 MSCI가 '개선을 인정했다'는 발표일까?"

"이번에 새로 시행되는 제도가 8대 분야 중 어디에 해당할까?"

이렇게 구분해서 보면, MSCI 편입을 향한 진행 상황을 정부 발표와 실제 평가 결과, 양쪽 측면에서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 기억할 한 문장

정부는 MSCI가 요구한 8대 분야 39개 과제 중 77%를 완료했지만, 제도를 만드는 것과 시장이 그 변화를 충분히 체감하는 것 사이에는 여전히 시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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